하루가 간다
여기 세찬 비라도 내려
내 죄가 씻겨나갔으면
좋겠는데
저 하늘은 물끄러미 맑기만 하다
저기 맑음 가까이에
누군가의 젊음이 매여 있고
나와 꼭 닮은 한 사람이
꽃술을 눈에 담고 있는지도 몰랐다
햇살이 내 간담을 밝게 비추나 보다
투과되어 보이는 머리 속에
떠나지 아니하는 상상의 무한고리
꿈과 같은 현실 그 쓰나미
이제 내 한 몸은 또 어디에서 무너져
축복의 꽃잎처럼 흩뿌려져
아름다움의 역사를 다시 기록할 것인가
붉은 선혈이 흐르던 강
내가 건넜던 그 강을 되돌아 건널 수 없었다
나는 갈대숲 텅 빈 나루터를 등지고서
가본 적 없는 길을 따라 떠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