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를 적으면 내 이야기만 주로 적게 돼...


고은 시인의 눈길이라는 유명한 시



눈길

고은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기울여 들리나니 大地의 告白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寂寞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

나는 이 시가 의미하는 게

만약 고은 시인이 이전에는 자기 마음 내부의 세계를 읊는 시를 많이 적었다면

눈길 이후로 점차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는 시를 적은게 아닌가 싶거든.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


이 구절이 내 주장의 근거인데...

자기 마음 안은 이제 어둠이고

마음 밖으로 남들에게 보내는 눈길

그래서 만인보도 적으시고 한 게 아닐까?


-----------------------------

내 시에는 나 밖에 남이 없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