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밭 사이로

햇살은 살짝 젖은 뺨을 스치고

아이들은 웃으며 달린다.


누군가를 만났다고

누군가를 안았다고

그게 왜 잘못일까.


옷자락이 흙에 스치고

치마 끝이 물들어도

그건 그냥 지나가는 바람 같을 뿐.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누구의 허락이 필요할까.


세상은 왜 늘 묻고 따지고

숨기고 가리라고만 하는 걸까.


만약

내가 그 밀밭 끝자락에 서 있다면,

나는 아이들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그저 지켜보고 있을 거야.


가르치지 않고

막지 않고

그저 지켜주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일이라고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