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대학에 갓 입학했던 시절
스티브 잡스의 대학교 졸업식 축사를 보았다

스티브 잡스는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이런 가정을 하고 살라고 했다

나는 잡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다
20대 초반 나는 여자에게 고백하러 갔다

그 이후로도 가끔씩 그 가정을 해보곤 했다
영화 타이타닉을 가끔 떠올리곤 했다
물에 잠길 선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두 손을 꼭 잡고 있는 노부부의 모습

30대 시절 어느 날 내가 그 가정을 했을 때
나는 멸망할 세계에서 사과나무를
한 그루 심겠다던 스피노자가 생각났다
나는 철학 책을 열심히 읽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마흔이 넘은 생애의 이 순간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무얼 할 것인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 질문을 다시 꺼내 보았다

누군가 생각이 난다
내 마음이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