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을이 내 아침에도 흔들리는군요
가랑잎에 물 떨어지고 내 정수리가 촉촉해졌어요
초록 개구리 티셔츠 입은 애기가 찰박 찰박 지나가고요
평상에 앉은 할머니들은 앙상한 팔로 연신 부채질을 합니다
공기는 더운 찜질이고 몇가닥 불어오는 바람 한줌은 차갑군요
햇살이 시골 마을 입구의 고인 물에 수정빛을 발하고 있네요
살색 뱀이 나올 것만 같은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아요
뭉뚱 그려 넣은 스케치에서 서울 사는 그대 얼굴 그려보아요
내가 사는 고장에서 하늘을 보면 언제나 산이 걸리고요
산과 산들에서 할머니 산소 할아버지 산소 어딘가에 있다고 믿어요
다리 위에서 외눈박이 경운기 달달달 걸어가는 소리 들리고
나는 밀짚모자 쓴 아빠의 등을 따르는 아들처럼 쫓아갑니다
할아버지
경운기에 붉게 그을린 녹은
땀인가요 검버섯인가요
오늘도 젊은 나는 할배처럼 뒷짐지고 늙은 척
시골 마을 길을 둘레 둘레 돕니다
젖은 논밭에 벼들 강한 햇빛 초록빛으로 푸르릅니다
이토록 파릇하고 질긴 식감의 날씨의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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