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이 그치자 밤이 옵니다.
나는 씩씩댄 채
방바닥, 구겨진 수평선을 열어 죽은 물고기들을 꺼냅니다.
사체의 몸통엔 이빨 자국이 선명합니다.
알 수 없는 단층들로 쌓인 단단한 외골격입니다.
여전히 검은 연기를 피워내고 뜨겁고 냄새가 납니다.
나는 체계가 무너진 얼굴로 엄지와 검지로 거리를 재며
한 겹, 두 겹 껍질을 벗겨 깁니다.
이것은 고작 쌉싸래한 낙엽이거나
여백뿐인 종잇장이거나 심지어 꽃말이 적힌 메모지입니다.
껍질을 펴고 흩어보니
꽃잎의 발음과 밑받침 사이에 유령이 끼어있습니다.
눈빛의 특정 각도에도 번저있고
숨결이 뭉친 웅덩이에도 이염되고 껴있습니다.
대체 우리가 물고 뜯은 것은 누구의 팔 다리일까요
또 이빨에 낀 살점은 누구의 것일까요
나는 다시 수평선을 정돈하고 비늘의 정렬을 맞추고
물고기를 풀어줍니다.
멀리 가느다란 물결이 일렁입니다.
좋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