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잔물결 담은 인사를 보내려 한다
태양 밑에서 저녁을 훔치려 한다

단상에 선 아이들은 말하지
상한 날들이 비린 코피처럼
줄줄이 흘러냐린다고

아이들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간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낮과 밤을 바꾸려했다

그들은 손을 모으고 중얼거렸다
쇠락한 언어
암울한 아침의 식전기도

낮에 죽은 그림자는
보이지 않아도
고온의 증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상한 저녁을 상한 날에 바치고
아이들은 자욱한 연기에 가려진
나의 은빛 인사를 받는다

실핏줄이 터질락말락 하는
가냘픈 팔뚝에서 눈물이 흐른다

눈물은 식은 국에 떨어져 섞인다
태양은 다시 국을 데웠다

태양 밑의 나는 오늘도
태양 빛에 가려진 그들을 본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