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평평하다느니


UFO가 출몰한다느니 여름이 온다느니


온갖 루머가 발길에 치입니다.


나는 그저 옷깃을 저미고 눈길을 걷습니다.


생선트럭이 지나갑니다


"생선이 왔어요. 싱싱한 생선이 왔어요"


확성기에선 여름에 관한 음모가 줄줄 새고


짠맛에 절여진 말투는 늙은 고등어의 부레를 닮았습니다.


나는 콧잔등을 찡긋하며 숨을 참습니다.


수은주에 녹음이 차오르면


온도계 속 초록색 도료를 슬쩍하던 나무는


실상 늙은 고등어와 함께 심해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허구는 삭제의 형벌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내 키의 마디 마다, 눈가 주름의 등고선 마다



생선 트럭이 지나간 가로수 마다


제가각 나이가 다른 매미가 울고 있습니다.


맴맴맴, 매미는 집요한 음모의 프로파간다를 발설합니다.


숨을 쉬니 하얀 입김이 뿜어집니다.


바로 음모의 뼈대입니다.


여름이 왔다는 것은


초록잎처럼 치밀하게 세공된 셋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