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가까운 여름은 누구의 형제입니까?



바다는 늘 바닥이었다
내 몸에서 쓸쓸히 죽어갈 물들을 안다
발바닥과 발바닥이 만나는 것,
저 쪽에서 나를 옮기는 순간
몸의 물들이 그윽하게 쓸리지만
바다가 나를 옮기는 순간
다시 또 출렁거리며 누군가를 만날 것을 안다
내 바닥은 출렁거림을 멈추기 위해 힘을 쏟지만
저 쪽은 출렁거리기 위해 평생을 쏟는다
일생을 가지런히 출렁거리다가 집요하고 고요한 순간에
내가 쏟는 것은 내 몸의 물이었던 바닥
나의 형제였던 것들,
그 물이 없었다면 바다와 가까운 바닥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내 민낯이 괴물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풍량 속에서 일찌기 바닥을 보지 못했던 것은
내 몸의 바다가 늘 수런거리기에
바다는 늘 나의 바닥을 알아서 뭍이 되어 주고
나는 그 뭍을 알아서 늘 출렁거릴 뿐.
바다였던 바닥이 흔들거린다
어떠한 풍량으로도 옮기지 못했던 나의 뭍을
바다는 옮기고 나는 거기에 평생을 쏟는다
다시 또 출렁거리며 누군가를 만날 것,
먼 바다가 한바퀴를 돌며 누군가를 잊는다는 것
다시 이 자리지만 바다는 쉽게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늘 바다 앞에서 바닥이었다
나는 늘 바다 앞에서 뭍이었다
출렁거리며 쏟는 모든 순간에도
바다는 늘 수런거리기에 넓고 깊다
파도가 네게로 가서 부서지는 것은
모래 깔린 연안에 너를 치고 잠시의 모래를 빼는 것은
네게서 출렁거리며 더 쏟을 것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너의 바닥 앞에 엎드려서 조금 더 닿기 위해
내 몸이 조금 더 올라왔는지 모른다
바다의 숨이 차오르는지 모른다
우리는 늘 바다였는지 모른다
내 몸에서 쓸쓸히 죽어갈 물들
모두 다 네게서 받아낸 물들
섞인다,
뻘에서 조용히 숨 쉬는 몸의 유해들
바다를 잡고 서 있는 무거운 돌들
정신의 아지랑이 속에 잠겨 바닥을 보는 것들
누군가를 만나며 다시 또 출렁거리며
다시 한 번 또 쏟아지며 한 번 더 바닥이 되며
내 숨의 연안을 휩쓸어 모래사장을 쓰다듬고,
바다가 되어갈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