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오는 저녁

어느 주택 문가의 계단에는

따뜻한 흰 쌀밥이 놓여져 있고


길지 않은 방문이지만

헛헛한 귀갓길이시라면

한 숟갈 비워두고 가시라며

그릇에서 피어나는 김


꾹꾹 눌러담은 마음이지만

반찬이 없어서 투정이시라면

대문이 열려있으니

같이 생선을 굽자며

즐겁게 채소를 볶자며

들려오는 창문의 말


손님, 쇠수저에 도자기 그릇이 부딪치는

적막만이 흘러도


TV는 틀어놓았습니다

놀고 웃고 떠드는 소리가 있고

부드럽게 늘어진 가죽 쇼파가 있고

작지 않은 씩씩한 식탁이 있는

노란 불빛의 거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