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남겨둔 초라한 고철 장난감
창고 속에 고히 남겨둔
그 사람 죽고 없어졌을 때
고향으로 돌아온 나
작은 둔덕 이름 없는 산에서
그 아빠 머리카락 깎으려고
예초기를 돌리지
달달달
아무도 없는 고향집에 돌아와 앉아
허름한 마당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다
아차 든 생각
먼지 낀 어둠 속 창고
고철 대문
드드득 열고
돌가루에 박힌
문이 들썩거리네
여기서 다시
장난감의 시점샷
노을 빛, 어두운 창고
프레임 안의 프레임
나의 실루엣뜨
오랜만이다 반가워
고향 계곡물에서
두 손 포개어
세수물 담듯,
양치물을 담듯,
너를 담아 꺼내고
아 참
전기로 작동한다며
그 사람이 죽고나서
버려진 고철 전동 장난감
사랑스러운 여자 손에
처음 닿을 때
찌릿, 하는 것처럼
그렇게 너를
쓰다듬었다
아 충전
불시에 예상치 못하게
달달달
동화의 빛처럼 그렇게 몽롱한 공기의 오후
파랑 하늘과 금잔디 밭 사이로
부유하는
동화 속 빛처럼
나비가 아니라 사람이 만든 거야 아들아
아 게다가 넌
아 그 동안 잘살았니 하는 날개짓
야 너 없어서 한동안 죽었어 하는 그런 움직임
고마워서 그토록
네가 충전해줬기 때문에
고마워서 그토록
아빠는 비눗방울 같이 날아
아빠는 비눗방울 같이 아빠는 이처럼 무지개빛이야
그동안 어땠니 그동안 잘살았니
이처럼
그동안 어떻게
달달달
우린 전기로 한순간의 전기로
삽화 속의 들판 너머를 부유하는
한 순간의 접촉으로 그런 전기로
날아가는
전기로 움직이는 사람들
날아가는 사람들
인간-기계
사랑이라는 전기가 기계 전체에 포개어질때
불시에 제멋대로 움직이는 못된 전자기동장치
마음에 다가가고 향하는 그런 전자기동장치
씨앗처럼 이미 마음 속에 꽃이 만발한 나무가 담겨있는
그래서 뻗어나가기만을 준비하는 그런 전자기동장치
따라서 접촉은 위험하다
동작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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