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다하게 깎아둔 일일테니 빨갛게 어느새 익어 사과향 날겁니다
납작한 밀짚모자 쓴 농부가 황금빛 밀이 빽빽히 꽉찬 오후나절을 이제서야 마른 갈색 손으로 씨뿌리기 시작할 때 수확의 상상은 농사에 해가 되는 걸 농부는 압니다 그런 결실이걸랑 추호도 생각 안하지요
털썩 바라만 보이도 영압의 파동이 압박하는
네덜란드 정물화를 보신적이 있으신지
그런 전설에 가까이 아주 가까이 얼굴을 드러내 보십시오
하나 하나 디테일 디테일입니다
아마도 그 사람
붓을 캔버스에 박을 때
절대 절대
뒷걸음질 하지 않았을 겁니다
줄그은 선에 몽롱히 최면 당하는 닭처럼
붓을 꼬라박고 머리를 꼬라박고
아 디테일 디테일을 아마 신경 썼겠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완성이고
완성이고
완성이고
완성이지만
머리를 꼬라박았겠지요
벌자리를 자수하듯
아주 작은 모래알 하나를 하나씩
걸맞게 배치하면서
피부도 깊게 보면 마름모 패턴이고
이 마름모를 신은 불사의 끈기로
하나씩 하나씩 정성들여 그리다가
어느새 인류를 완성했겠지
아 그런데 나는 그럴 제간이 안된다
내 단어는 그래서
질소포장과자껍데기
머리는 동그라미고
팔다리는 직선이면 충분
그러면 졸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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