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이 뚝 떨어지는 소리에

내가 무언가를 가늠할 수가 없어서

나도향의 물레방아를 불러봅니다


자네가 내가 구태여 땀띠를 흘리며

상관의 호통을 무릎 쓰고

피 같은 눈치를 사가며 부탁한

대차대조표를

평균분포도를

가우스함수를

신라의 왕릉처럼 만들어버린다면


나는 비 내리는 귀갓길에 혼취해서 돌아와

단단한 뱀 같은 넥타이로

소 눈망울의 우리 아이를

때릴 수밖에, 때릴 수밖에


따라서 잘해내시오 김유신 장군님!

귀여운 아들 같은 내 새끼 발꼬락아!


과장님 말소리가 군소리가 아닌 건

나도 알고 있지만

유독 나를 매캐한 싼타페의 콧내음처럼

알싸하게

부정, 결코 부정! 하게 만드는 것은


나를 수식하는 소 눈망울

나 결코 건조합디다 아빠 같은 아빠님

거듭 부정, 결코 부정!


또 하나 심신이 저릿하여

당부하건데

나를 아들로 부르지 말아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여

사랑스럽게 십자가에 못 박힌 자여


당신의 애틋함이 나를 만듭니다

빗방울의 광택에 빛나는 대머리여

천박한 가시면류관

감싸안아주고픈 빈번한 고통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