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님이 산봉우리의 등을 간지르려 장난하기 시작 할 때

도착한다던 빛의 안데스는 아직도 멀었다


여행 첫날 꽉꽉 채워넣은 물병도

모두 실바람에 흔들리는 빈 페트병 신세


빈 병 부딪치는 소리 들리고 가방은 한결 가볍지만

걸어도 걸어도 까마득히 멀어져가는 가는 지평선이

땀내리는 오후 나절에는 특히 불안하더라고


나는 무더위 흥행을 노리는 호러 무비의 반쯤 죽은 좀비

평평한 길도 오르막으로 알고서 무서워한다


언젠간이라는 말을 죽도록 싫어해서

당분간이라는 말을 믿고

그래도 순간이라는 

아 과연 그럴까


기타 잡내들, 떨거지 음식들 

감자분말로 만든 국거리와

그리고 우쿠랠레

혼자인 나에게

열대야의 선선한 등불이 되어준 

허리춤에 인 우쿠렐레

우쿠렐레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잠이 나를 잡아먹기를 청하는 밤 

강바람에 텐트가 흔들리고 비가 텐트천을 때릴 때

토인들이 배 뚫는 창으로 내 일회용 집을 

둘러쌀까 겁나기만하다


안데스는 요원하더라도

아침이 오겠지


붉은 사막을 걷다가

차가 내 옆에 서고

검은 하늘 구름 보이는 차창을 내린다 

금발 백인 아줌마가

해맑게 웃으며 하얀 이로 말한다


Hey! What’s going On!


고맙게도 이 순간 잠깐 즐거워지고

소중히 바지춤에 담아 둘

레몬 캔디 멜로디가 생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