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혀 위에 낙옆을 얹고 입을 닫았습니다.
혀 끝으로 잎맥의 길을 따라 이름을 새겼습니다.
잎은 흙이 되고, 경로는 무너졌지만
바다 송어의 꼬리처럼 발음의 경로를 기억합니다.
기실, 입밖으로 풀어지는 잎맥은 죽은 고치일 따름입니다.
양치를 하다가, 길을 걷다가
입천장에 붙은 약도가 한 방울씩 뚝뚝 떨어지면
이름에 감긴 나사선은 뱅글뱅글 헛돌다가 현기증을 일으킵니다.
가을이 되면
나는 액자 안으로 걸어들어가곤 했습니다.
딱딱하게 굳은 사진은 나사선이 풀어진 옛 길입니다.
나방의 알 무더기처럼 무수한 액자가 벽면에 붙어 있습니다.
이제 액자 안에 이름들을 부화시켜 훨훨 날려 보냅니다.
무색 뿐인 사진 속에서 잎이 돋아납니다.
초록잎 말고 하나 더 있어 펜대에 있으니까 잘 차자바
그 말이 더 시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