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머릿속에는 운동장이 있다. 그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득히 차이 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은 농구를, 어떤 사람은 축구를 할 수 있는 정도다. 아주 가끔 무한한 크기의 운동장을 가진 천재가 등장한다!


그러나,


작가 지망생 유동원의 머릿속에는 운동장이 없다. 우주가 있다. 그 우주의 중심에는 규칙도 라인도 관중도 없는 블랙홀이 있다.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아니라, 토해내는 블랙홀이다. 그 기묘한 블랙홀의 중심에는 해바라기와 장미가 산다. 늠름한 해바라기 왕자와 예쁜 장미 공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그들이 서로를 안고 사랑을 속삭이다가 키스를 하면, 우주에 사랑비가 내린다.


우주에 아름다운 사랑비가 내리면, 왕이 슬피 운다. 죽은 왕비를 부르며, 서럽게 우는 왕의 심장 뛰는 소리가 쾅! 쾅! 하고, 성난 번개소리처럼 우주에 울려퍼지면, 해바라기와 장미는 블랙홀 안으로 숨어버린다.


"우리도 숨어야 하는거 아니예요?"


어미에게 해바라기 씨를 받아먹던 아기 다람쥐가 꼬리를 덜덜 떨면서 속삭였다.


"괜찮아. 우리 같은 건 보이지도 않아, 숨을 필요가 없단다!"


"번개소리는 언제 멈춰요?"


아기 다람쥐가 꼬리로 귀를 막고 크게 소리쳤다.


"쉿! 조용히 해! 아가야! 왕이 듣겠다!"


놀란 어미 다람쥐가 해바라기 씨로 아기 다람쥐의 입을 틀어막고, 벌벌 떨면서 주위를 경계한다.


"아! 엄마! 아파요! 왜 그래요! 왕이 들으면 안돼요?"


아기 다람쥐가 어미 다림쥐에게 물었다.


"안돼지! 왕이 들으면 우린 죽은 목숨이거든!"


어미 다람쥐는 눈에 새빨간 불을 켜고 대답했다.


"헉! 왜요?"


아기 다람쥐가 눈에 노란 불을 켜고 다시 질문했다.


"왕은 자기 목소리가 아름다운 음악처럼 듣기 좋은 줄 아니까!"


어미 다람쥐가 양팔을 크게 벌리고 몸을 최대한 부풀리며 대답했다.


“아아! 근데, 왕이 어떻게 들어요! 이렇게 작은 우리 목소리를? 설마! 귀가 그렇게 밝아요? 아! 끔찍해라!“


아기 다람쥐가 어미에게 달라붙어서 덜덜 떨었다. 


"아가야! 그럴리가 있겠니!"


"그럼요? 뭐가 문제예요?"


"지나가던 모기가 듣고 이를 수도 있거든!"


”네? 와 나빴다! 근데 모기가 누구한테 일러요? 왕한테요?”


“그럴리가 없단다! 왕은 바빠서 하찮은 모기 따위는 만나주지도 않아!”


“그럼 또 뭐가 문제예요!”


“모기가 참새나 앵무새에게 이를수도 있다는 얘기란다! 앵무새가 얼마나 말이 많은데! 참새는 또 어떻고!”


“아아! 나쁜 참세! 내 해바라기 씨도 다 뺏어먹고!”


아기 다람쥐가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


“그렇지! 앵무새는 말이 너무 많고!“


어미 다람쥐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기 다람쥐는 어미 품에 안겨서 벌벌 떨었다. 겁먹은 아기 다람쥐를 품에 안은 어미 다람쥐는 파란 땀을 뻘뻘 흘리며 덜덜 떨었다. 그들의 몸에서 나온 찬란한 무지개 빛 연기가 온 우주에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