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하구나 손아, 애석히 너에게는 천자문이 없다. 

동네의 잡나무에 빈가지 싹트는 날을 기다려라. 

흰 눈이 내리고, 봄 눈이 내리는 날이, 봄처녀 방문날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어둑시리 무서운 거센 밤바람 

창호문을 꽉닫고 이불감싸 꽉 지새우거라

변방의 창을 든 오랑캐 족속들이 너를 잡으러 온다


오체분시가 너의 복,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날만 기드려라

아 그, 접신이든, 뒤꾸랑치기 발치기 손넘어치기라도 해야 되지 않겠냐?

울렁거려라도 참으라 딱하구나 손아 너에게는 천자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