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자사자 달려들어도 언제나 연상은 밤이다.
풀 없이 죽어있는 하루이고, 낮인밤 밤인밤.
눅눅해지는게 따분하리도 익숙해질때즘
걸어가다 보았던 꽃잎 줍는 여자애.
비눗방울과 나비. 갓난아.
울려오는 것들 마다, 부는 바람과 눈물에도
이 밤 언제나 오는 광화문 광장은 몰려오는 사람들.
깍두기, 설탕 토마토, 김밥, 유부초밥
꽁깃꽁깃 싸매먹는 돗자리 깐 아줌마들
의자 하나 구해놓아 털썩 앉은 평화한
노년, 종로구에서 몇십년 일하다가 은퇴하셨다지?
언제나 칼춤 잡는 우리 장군님, 여름 쨍쨍
발맡에 분수들 사이사이 터지고 그사이로 노니는
어린 아기떼들 보는 엄마, 아빠
한껏 적셔진 동자승들은 오들오들 떠는 법이 없고
눅눅해진 나는 마른 옷을 입고도 부끄럼이 많다.
밤에 쓸데없는 릴케 한 편 읽다가 어느 목자 다가와
건빵하나 주었었지. 건빵 봉지. 배가 너무도 고픈 참이였다.
삽살개 비스무리한 때낀 개가 품는 어느 중년 여자 사는 곳.
고백하기 어려운 심지의 폐부.
길어 근데 긴만큼의 의미가 담겨 있지 않아 간결해져야해 고수들이 멋있어 보이는 이유가 불필요한 움직임이 없어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