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민족, 밥상 앞에 모이면 급속히 진화를 멈추고
즉시 짐승으로 회귀하노라.
국이며 찌개며 반찬이며 고기를
한데 처넣고는,
五人 十人 떼로 둘러앉아
쩝쩝 쩌엑쩌엑
진귀한 곤충소리로 만찬을 시작하니,
과연 이 풍경,
자못 시궁창의 축제요,
벼룩들의 혼례와도 같도다.
어린 것은 구석에 웅크리고
연장자 눈치 보며 침만 삼키니
예절이라 부르되 실상은 순치요,
질서라 외치되 실은 야만이니라.
고인 정약용은 이를 “밥상예절”이라 포장하였고,
그 후예들은 밥상머리에 앉아
보스놀음 하며 담배까지 문다.
쯧, 가히 유교의 끝판,
가정폭력의 성찬이로다.
현대라 하나 변한 것 없으니,
그저 깻잎을 들어주느냐 마느냐
국자는 누가 먼저 푸느냐로
품격을 논하며 똥물을 들이키는구나.
嗚呼, 그대 조선이여—
식탁 위에 오르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서열과 체면과 군더더기뿐이라.
차라리 떨어져 앉아
각자 조용히 먹는 것,
그것이 짐승을 벗는 첫걸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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