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글에 대한 집착이 병적으로 깊어질 때가 있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영감을 붙잡아 글로 옮기려 해도, 그 어떤 문장도 마음에 들지 않아
지우고 다시 쓰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손에 쥔 펜은 자꾸만 무거워지고, 펜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 행위조차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며 깊은 절망감에 빠지게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런 영감도 없이 글을 쓰지 못하는 것보다
오히려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 한 줄의 문장, 단어, 감정들이
나에게 더 큰 고통이 된다.
희망처럼 다가온 그것들은 도리어 내 목을 조이는 밧줄이 되어
완성되지 못한 채 흩어지는 수많은 문장들 속에서
나는 무능함과 분노, 자기혐오를 삼키며 조용히 무너져간다.

글을 써야만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그 어떤 문장도 살아있지 않은 듯한 이 절망 속에서
나는 점점 글이 아닌 글에 매달리는 나 자신에게 질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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