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의 허상을 망가뜨릴 때

햇살은 그녀의 밀랍을 녹였어.

허공에 떨어졌을 즈음 나는 처음 구름을 봤고

바닥이란 진흙에 빠졌어


난 뭘 한 걸까. 그저 그녀가 바랐던 것 뿐인데

그저 관심을 받을려고 모든 걸 망가뜨렸어

이름도 없고 그 공허한 세계 속에서

난 내가 잘났다 생각했던 것 뿐이니까


난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것인데

그녀는 이제 날 거들떠보지도 않아

이제 난 도망쳐, 도망쳤어

그저 잊어버리고 싶었어


내가 전으로 돌아갔다면 다시 뭐든 할 텐데

그저 행복하게 해준다면 다시 돌아갈 수도 있을 텐데

그녀는 내게 너무 과분했어. 이 보잘것없던 나에게도

그 이름 몰랐던 그 포근함을 줬을 때면


난 아마 병신이겠지

난 그저 잘 났다 생각한 병신이겠지

여기 있으면 안 될 뿐이니까

그래야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