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사람들
참 많았다
모든 생명이 어머니를 따르고 모시듯이
수 없는 중생과 사람과 사랑들이 아쉬운 대로
나를 둘러쌌다
참 많이도 스치웠다
별 기대 없이 바람 없이 스치길 염원했던 바
빼곡한 영혼들이 공백도 없이 왔다가 나는 떠나 보냈다
꽃에 찾아 온 벌들에 대한 보답은 벌을 내리는 것일까
내게 주어진 사명 같은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울창한 대륙에서 버려진 무인도로 밀쳤고
아열대 우림에서 극한의 북극으로 밀쳤다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남성과 여성을 오르내리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는 중도에 들 무렵
꽉 꽉 조여진 가까운 생명체들이 싫었다
귀하고 소중한 사람-
너무 귀중한 보석류들은 버리는 게 나았다
얼굴에 들어 찬 미녀와 미남과 동시에
추녀와 추남도 여의는 게 나았다
초라한 나무와 앙상맞은 들풀과 곰 같은 짐승과
생기 넘치는 다람쥐, 달달한 토끼와 목이 너무 긴 자라 등등
셀 수 없는 생명체가 내 안면에 들어차 메우고 있었다
너를 그리워하는 나를 그리워하진 말자며 말했고
각기 다른 너희를 한 올 한 올
세어 가며 품다 보면 어느새 해가 뜨고
어느새 해 뜬 하늘에 달마저 떠 버렸어
온통 내 머릿속은 해와 달이 서로 공전하기도 했고
달이 달을 공전하고 해가 해를 공전하는데
번뇌밭에 뿌려진 세상이란 씨앗이 열매를 맺어
여러 해를 거듭해 또 다시 씨앗은 무수한 열매를 맺어
미꾸리떼처럼 복잡해질 무렵
네게 간곡히 말한다면 네게 요사스럽게 뱉는다면
도솔천 다람쥐 그 중생을 사랑했니
먼저 온 자라와 나중 온 토끼 중 누구를 따라갔니
네 가지 밝은 '사람'이 아닌 나는
지독한 번뇌였음을
너는 알고 있었니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