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졌고 밤 그늘은 드리워진다
햇살의 빛깔도 없던 그 어둑어둑한 밤이 온다면
그 곳에 공허한 집이 있었고
거기에 내가 살고 있을 뿐이었다
햇살은 어젯날처럼 희미해지고
홀로 빛깔도 없는 어둑한 길을 건너갈 때면,
보드라운 온기조차 공허에 멎어지고
차가운 가을철이 드리워진다
달빛은 세상을 밝힌다
어둑한 공간 위에서 피우던 곳에서
어느 순간 이 공터에서도, 세상을 비춘다면
그나마 어느 순간 누가 나를 찾기라도 할까
그러니 내게 와주오. 내 과거로 돌아서게 하는구나
행복에 쪄들어진 채로 갈 길을 찾아 헤매던
내 과거의 모습대로, 파릇파릇한 들판 위처럼
넌 다시 드리워져, 영롱이 그 푸른 들판을 비춘다
들판으로 가게 해준다면, 네가.
햇살이 비추고 뜰 날이 언젠가 오게 된다면,
난 다시 그녀를 만나러 가겠지
그녀의 체취를 느끼기 위해서
해는 지고, 밤의 공기가 내려올 때,
달빛은 산등성이에서 가려지지만
난 그 날이 오길 기다려야지
이 어둡고 차가운 내 집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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