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집]


내 머리엔 안개가 산다.

방향을 잃은 채

흐려지는 이름을 안고

유령같은 하루를 반복한다.


과거는 물에 젖은 채

마르지 않고 눌러 붙어

내 발을 끌고

어깨에 매달린다


불안은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찾아오고

잠든 틈에도 틈을 파고든다


나는 살아간다,

과거의 회한과

현재의 무력과

미래의 공포를 끌어안은 채


그럼에도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가를

잊지 않으려 애쓰며

오늘도 안개의 집은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