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검게 물들이는 것은 숙명일까

그저 마음도 모든 세상도 보이지 않게끔

검게 물들여 원래 없는 것처럼

울분을 터뜨리며 길거리에 혼자 소리질러도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누군가의 웃응소리, 상황을 고려하지 않던

그 모든 햇살도, 이 이름 없는 길거리서도

그나마 여기 모든 부푼 꿈을 안고서 달린 그가 있었다고


그저 바닥만 바라보며 가까운 아스팔트를 바라본다

모든 게 검고 칙칙하듯 바랬던 대로 된 것이었으리라

언젠가 그 꽃내음도 풍겨오던 소녀의 온기마저도

다시는 나한테 오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난 모든 걸 검게 물들이고 싶고

모든 집이든 화사한 햇살이든 검게 물들이려 하려니

미친 사람처럼 어느 누구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저 그 아스팔트만이 나를 반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