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땅을 팠고

어느덧 깊은 곳까지 갔어

그러다 난 또 그 흙이 무너졌다는 걸 느꼈어

항상 그랬듯


요즘 나더러 쉰다고 했지

요즘 수없이 많은 이들이 쉰다고 했어

그런데 그들도 꿈에 물들였을 뿐이야

내가 원래 그랬듯


그리고 난 또 무너지겠지

또 벽에 부딪쳐 무너지겠지

그리고 난 또 피를 흘리지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듯


난 내일을 위해 씨앗을 심었고

당연스레 그게 커다란 나무가 되길 바랬지

네가 묻었던 그 땅 위로 씨앗이 피우고

다시금 새싹이 되어 돋길 바랄게


내가 점차 노쇠하는 동안

내가 얼마 즈음 내 소중한 것들이 빼앗겨

점차 허영에 가득찬 괴물이 된다 할 때

너를 언젠가 다시 만나겠지


그리고 난 또 무너지겠지

또 벽에 부딪쳐 무너지겠지

그리고 난 또 피를 흘리지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듯


그리고 나를 위해

언젠가 고통이 멎어지도록

혹은 또다른 고동이 나를 맞이한다면

다시 나를 깨워주렴


봄꽃이 피우고 넌 우뚝 섰다고

내가 우러러볼 만큼 커졌다고

세상을 가다듬을 만큼

모든 걸 담아주겠다고.


난 네의 약속을 믿고

이 수없는 무명을 기다릴께

네가 다시 커지기 위해서

다시 들어서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