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그 후]


그런 거 있잖아요

바다 가면 모래에 글씨 쓰는 그런 거

우리는 그게 지워질 걸 알면서도

안 지워지기를 바라죠

우리는 안 될 영원을 꿈꾸곤 합니다 

무작정 바라기만 하기도 합니다


근데 어쩔 수 없어요

파도가 칠 때마다 조금씩 옅어지는 그 글씨를

다시 쓰고, 다시 쓰다 보면

내가 망가져 있을 거예요

영원을 꿈꾸는 건 어리석습니다

영원을 함께 꿈꾸는 우리도 언젠가는 여기 없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