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을 떴어, 햇살이 어느덧 섣부르게 지어갈 즈음 

뭘 할 수가 없었어, 그저 낡아가는 걸 말야

무엇을 쫓아가고 어느 순간 돌아섰더니

그 길은 무너졌고, 앞날 밖에 안 남았으니까


네가 변했으면 좋겠어, 그저 파리로

원래 없었던 것처럼 지내버렸으면 좋겠어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어.

아무 것도 몰랐던 것이 내 잘못이니까


네가 나한테 잘 대우하는 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영혼의 희열을 빼앗고

이제 나를 지옥으로 빠뜨려 버렸어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그 햇살 넘치는 푸른 초원으로


네가 변했으면 좋겠어. 

원래 나라는 존재가 없었던 것처럼 지내겠지만

난 또 허상을 쫓으려 하고, 

스스로 몸부림칠 뿐이니까


나는 어느덧 이 졸음에서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

늙어갈수록 뼈와 살들이 떨어져 나가고, 내 생각도 점차 무너져

그리고 너는 파리가 되어가고 있을 거고

나도 그럴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