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밑의 아궁이에 
혼외자가 숨어있었다

바깥은 초겨울
터진 홍시들이 시체처럼 널부러진 계절
살바람 불고 잘 나가지 않다가

눈물이 얼음되어
바닥에서 깨지는 소리가
흉흉해서 찾아갔더니,

열어 보인 아궁이의 
녹가루 뭍은 검은 솥의 손잡이를
들어 보인 아궁이의 밑의

바구니 암흑 굴곡 속

우둘투둘 돋아난 척추뼈
웅크리고 있는 알쌍한 등
창백한 상아색 피부

낑낑 흔들거리며
울고 있는 나의 혼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