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둑한 언덕을 돌아다니다 보면, 

새벽에 어둑한 이 공간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토록 바랬던 햇살이 곧 오게 될 거야.

모든 걸 파랗게 채우겠다는 그 물감을 들고서.


언젠가 파란 옷차림을 입은 그녀를 보기라도 할까

거기 멀리서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체 할 거니까

어느덧 오솔길을 간다면, 어둑한 그 공간으로

어둑한 숲으로 뒤덮인 공간도 얼마나 걸어야 하는 걸까


바라던 그 들판이 올 테니까

햇빛이 들기도 전에. 그 푸른 빛깔을 비추면서

그 안개끼던 그 숲에서도 그 언덕에서도

자태를 비추러 갈 테니까


그 옷차림을 입고서, 그 옛날의 모습대로 돌아갈 수만 있었다면

수십 년은 빠르게도 흘러가, 걷잡을 수 없을 테니까

서로 꿈을 잃고 지나가는 삶일 테니까

이름도 없이 정처 없이 돌아다니게 될 테니까


빗줄기가 멎는 날이 오게 될 거야

눈자락이 내리는 날이 오게 될 거야

추위가 점차 이 이름 없는 들판에 찾아오게 될 거야

봄날이 내리면, 화창한 햇살이 내린다면, 그녀가 올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