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는 소름끼치는 낯설음이 있다>
당신이 아무리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내가 밤하늘의 달을 보지 않는다고 해서
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도,
사실 달은 없다
나는 소름끼치도록 어릴때
그런 세계를 보았다
그런 세계가
있음으로서 없고, 없음으로서 있다는
지랄맞게도 개똥같은 사실을
그렇게 말한다면 미친 새끼라고
백이면 백 다 그렇게 말한단 사실도
소름끼치도록 어릴때 알았다
궁륭처럼 거대한 심연이 내안에 있다
나를 진심으로 놀라게 한건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더라는 것이다
나라는 단어가 지시 대상이 없더란 사실
왜냐먄 나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오직 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데 아무도 그러한 사실에
의혹을 느끼지도 않더라는 사실
세계는 내가 나를 볼때에만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란 사실을
모두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
현실은 우리의 생각처럼 있지 않다는 것을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는 사실
그럼에도 나는
우리가 같은 우주를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서
불안을 보았다. 그곳은 검은 지대였고
불가해한 공포 였다.
우리는 같은 우주를 사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같은 현실에 놓여 있다는 것,
단지 같은 자리에 장소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마치 우주적 운명이 우리를 묶어놓고 있는
것처럼, 당연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나에게는 소름끼치고 징그러운 날것을
만지는 것처럼,
철저하게 외부로부터 엄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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