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찬 곳으로 부터 느끼는 상실은 인간의 채울 수 없는 영원의 고독입니까.
와류속에서 섞여 살아가다 어딘가 모를 그 중앙에 닿을때 쯤, 아득히 너머에 있는 현재를 그리워 할까요.
애써 웃으며 지내온 오늘을 쓸쓸히도 버티다 무심코 던진 사람들의 농담이 그리 아프게도 아려오는 것은 나의 부덕의 소치겠지요.
갈피를 못잡고 맴도는 삶에, 더는 희망조차 애매한 나이가 되어버린 나에, 한까치 쥐다만 손 틈으로, 만들다 부숴져 버린 파편이 덕지덕지 흉하게 있는, 그 몰골이 보이는데도, 나는 앞서 한발 나아갈 용기조차 없으며, 이내 눈을 감고 안주해버린, 가엾은 인간, 아니 어쩌면,
불쾌한 날입니다.
가을이 다가오면 어느덧 태양은 아득히 높아지고 걸을만한 시간이 됩니다.
모순적이게도 나는 태생적으로 태양이 싫은 인간으로서, 이 계절을 불쾌한 계절으로 명명하였습니다.
우리는 주고받는것에 익숙해져, 어느덧 손익을 계산하는 이들을 극도로 혐오하며 미워하다가도, 관계를 저울질하는 스스로를 문득 지나칠 때, 참을수 없는 부끄러움이 치밀어 오르다가,수동적 인간이기에 생각을 포기하고, 이내 지극히 낮은 수준의 자극에도 행복을 느끼며, 낄낄대며 웃다 누그러지다, 울다가, 울다가,
언제부터인가 나는 생각을 그만두었습니다.
언제인지 기억안나는 순간이지만, 그날 무슨일이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다만
나는 그저 그 순간 부터 생각을 멈추었습니다.
생각할수록 나는 못난 인간이었고,
생각할수록 눈물이 났기에,
그냥 두었습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불행해 질 일도 없으니까요.
행복해 질 수도 없지만, 불행하지도 않으니까요.
사람들은 날 더러 그냥 쉬었다고 합니다.
생각하지 않고서, 나는 그냥 쉬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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