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묻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어느 날에 꿈에서 본 이야기이다.

어느 날에 토끼가 되어가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의 변화는 그가 25살이 되었을 무렵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어느 여름날 아침에, 그의 공허와도 같았던 검은 두 눈이 석류와 같이 붉게 물들어있었다.
처음에 그는 자신이 병든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긴, 어젯밤까지만 해도 평소와 같이 검었던 두 눈이 갑자기 붉게 물든것이 정상일리가 없지 않은가.
그는 마저 나갈 준비를 끝마치고 나서, 곧바로 마을의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는 당연하게도 남자에게 몸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물었고, 남자는 당연하게도 자신의 두 눈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침착한 어조로 남자에게 그의 두눈은 검다고 말하였다.
남자는 당황스러웠다.
의사의 뒤편에 놓인, 큰 거울에 비친 그의 눈은 토끼와도 같이 붉어져있는것이 그에겐 보였다.

그러다가 이모든걸 보고있던 나의 시점이 갑작스레 뒤바뀌었다.

그쯔음에 남자는 고통에 떨리는 몸을 이끌며, 거울 앞으로 다가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는 거울 속 자신은 토끼처럼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눈은 토끼 같은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자신의 손등에서부터 새하얀 털들이 조금씩 자라나 그를 뒤덮어가고 있었다.
얼굴은 뭉개지며 뒤틀리고 있었으며, 그의 귀는 더욱더 길어지고 있었다.
참기 힘든 고통에 울부짖는 날에는, 모든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며, 제정신이 아니라며 그를 손가락질하기 바쁠 뿐,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들관 반대로, 그는 너무나 고통스러워 몸부림쳤다.
새하얀 털은 마치 수천 개의 바늘처럼 그를 찔렀고, 누군가 몸을 뭉개는 것과 같은 끔찍한 고통에 헐떡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가 토끼가 될수록 점점 밖을 나가길 거부했고, 그는 점차 사람들 속에서 잊혀져갔다.
사람들은 그를 잊은 듯 행동하였다.
미치광이에게 관심을 주었다간 자신들도 미칠 것 같았기에, 사람들은 그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듯이 굴었다.
모두가 그를 외면했다.

토끼는 침묵의 동물이라는 것을 아는가.
그것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침묵 속 고통은 모두에게 외면받아 쓸쓸히 묻힌다.
침묵 된 괴로움은 땅속 깊이, 외면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것은 이제 남자다.
남자 또한 그렇게 잊혀져갈 것이다.

그것은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본다.
완전히 새하얀, 영락없이 토끼의 모습을 한 인간이 거울에 비춰졌다.
새하얀 털, 붉은 눈과 긴 귀는 그것이 토끼라는것을 확신시켜주고 있었지만, 큰 덩치와 검은 정장, 그리고 두 발로 서 있는 모습은 그것을 부정하고 있었다.
이제 그것은 고통에 허덕일 힘조차 들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에게 외면받는 것은,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것은 참기 너무 힘들었다.
그것은 자신이 부정당함에 힘겨워하였다.
그것은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밖을 나서 천천히, 비틀대며 숲속 깊은 곳으로 향하였다.
그러는 와중에도 사람들은 그것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것은 숲속에 떠돌아다니는 들개를 보았다.
회갈색의 거칠한 털을 가진 그 들개는 여느 사람들과는 달리, 그것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들개에게 죽여달라 하였지만, 아직 개는 굶주리지 않았다.
그것은 들개가 허기에 잠길 때까지 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들개는 가만히 앉아 있었고, 그것은 자신의 이야기들을 천천히 입 밖으로 꺼냈다.
들개는 그것을 응시하며, 경청하고, 반응해 주었다.

어느새 그것의 이야기가 끝나자, 들개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어디론가로 향했다.
마치 따라오라는 듯이 행동하는 들개에 의해, 그것은 몸을 일으켜 그 자취를 밟았다.
들개는 그를 인도하며 어디론가 데려갔다.
들개가 인도한 그곳은 그것의 머리뼈들이 가득히 쌓인, 숲속 깊은 곳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망각 속은 외로움이 없다네, 잊혀진 자들의 세계이자, 보금자리이며, 낙원이라네.
우리는 잊혀진 자, 죽어서도 잊혀져 영원히 떠돌 운명인 자들이 바로 우리라네.
들개는 우리를 망각으로 인도해 주는 인도자이자 둘도 없는 친우이지.
그대도 이리로 오게, 그곳은 춥고 무섭다네.
겁먹을 것 없다네, 우리는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라네.
자, 들개야 물어라 어서!
어서 그것의 목덜미를 네 이빨로 잡아채거라!

알 수 없는 노랫소리가 숲속을 맴돌았고, 그것은 그저 조용히 들을 뿐이었다.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가.

들개는 그에게 말하였다.
들개가 말하는것은 말이 안 되지만, 그것은 그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를 죽여주시오, 그것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들개는 그것에게 달려들었다.

들개는 그것의 목덜미를 물었다.
이젠 그것의 침묵 속 비명조차 들리지 않았다.
세상의 모두가 그것을 잊었다.
그는 망각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그것은 아직 있었다.
그것은 나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 새하얀 털들과 새빨간 두 눈은, 마치 새하얀 눈 위에 맺힌 핏방울 같았기에 어찌보면 섬뜩하기까지 했다.
그것은,아니 그것들은 나를 바라보며 이리 말했다.

우릴 잊지 말아 주시오, 우릴 망각 속에 버리지 말아 주시오.
우리는 잊혀진 자, 우리는 외로운 자.
망각 속은 낙원이 아닌 우리들의 감옥, 침묵 속에 우릴 묻었다네.
우리를 기억하시오, 우리를 기억해주시오.

그러고 꿈에서 깨어났다.


아마도 앞으로의 갤내 활동은 잘 없을듯 합니다 ㅎㅅㅎ...
나름대로 열심히!!수정했습니다...(넙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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