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분수대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진다

햇빛은 따갑지만 딱딱한 벤치 때문에

내 엉덩이가 더 따갑다

쿠션이라도 가져올 걸 그랬지

이런 심심한 사람과 눈이 마주친 건

나를 광대로 만들어버린 유일한 관객

그녀는 티켓 대신 장미를 꼬깃하게 쥐고선

뽈뽈뽈 달려와

머리부터 안긴다

검은색 포장지에 

수줍게 가려진 장미는

붉은 꽃일까

나는 티켓도 받기 전에

공연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