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문학?

이 시대에
한국의 현대 시인은
왜 이리 많은 것일까
쓰기 쉬운 한글 덕일까
아마 그런 것도 같은데

시를 써보겠다고
도전해 보았던 나
제대로 된 출판사도
평론가도 끼지 못했던
나의 시가 문학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과연?

나는 나의 글들이
그저 그렇다 여겨지는
한국 현대시 가운데 하나로서
자리잡기를 원하지 않았었다
나의 욕심은 그보다 더 커서
나는 내 글들이
불멸의 고전으로 남길 바랬다

그래서 나는 동시대의 글보다는
고전을 탐독하였고
동시대의 글을 읽을 때에는
고전으로 남을 만한 글들에
더 가치를 두었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가 살아가다 보니
나는 우리 시대 시인들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들도 치열하게 예술에 한 발 담그고 있음을
겸허한 마음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 후세에 남을 정전canon을 정립하는 자가
이 시대의 문학의 고갱이를 추릴 것이다
내 문학은 내가 생산하지만
결국 내 손에 달려 있지 않다

내 문학은 남아도 좋고
남지 않아도 그걸로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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