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뒷면



때 아닌 밤중에 창문을 활짝 열고

집 안 곳곳을 청소하던 중

창고에서 서랍 속 추억을 꺼내들었다

먼지 한 톨 쌓이지 않은 그 비밀스러운 물건들은

시원한 바람에 기억을 덮은 먼지들을 쓸어들였고

나는 한숨에 삼켜 눈물을 쏟아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민수씨는 잘 지내시는지요

사실은 오늘 민수씨가 떠난 이래로 

처음 가을을 맞아서 옷정리도 하고

물건 정리도 하려고 대청소를 했어요

저는 민수씨가 다시 와줬음 좋겠어요

이것들 좀 전부 싸들고 가라고요

내가 어떻게 혼자 정리하라고 이것들을

분명 당신은 민수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아요

하지만 정말 민수씨가 돼서 다시 돌아온다면

저번에 같이 가자고 했던 놀이공원을

오붓하게 둘이서 다녀오고 싶어요

그때까지 기다릴게요

잘자요



달은 그대를 닮아서

뒷면을 보이지 않지

그대는 달을 닮아서

뒷면을 보이지 않지

어느쪽이더라도 난

그대의 품안에 안겨

영원히 알 수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