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식사 전 피우던 담배가 한 까치, 두 까치…
식사 후에도 한 까치, 두 까치, 세 까치…
하루가 저물어 갈수록 숫자는 점점 늘어갔다.
휴게 시간에도, 걷는 중에도,
아무 말 없는 순간마다 손끝엔 불빛이 피어올랐다.

이제는 몇 개비를 피웠는지 세는 것도 의미가 없다.
하루를 시작하며 챙긴 새 담배 한 갑은
저녁이 되면 이미 텅 비어 있고,
그마저도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

힘들어서 그런 걸까.
아니, 힘들진 않다.
피곤해서 그런 걸까.
피곤은커녕, 잠조차 오지 않는다.
나는 그저… 담배를 사랑할 뿐이다.

연인이 끊으라던 담배는 결국 우리의 연을 끊었고,
이제 담배는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버렸다.
사람이 아닌 물건이,
그저 한 줄기 연기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리만큼 위로가 된다.

누군가에겐 한심한 모습이겠지.
하지만 내게 있어 이것은 안정이다.
세상이 내게 말을 걸지 않아도,
손끝의 불빛 하나가 조용히 나를 이해해준다.

남들은 모를 것이다.
이 고독 속에서야 비로소 숨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나는 그저… 이해받고 싶었던 어린아이처럼
작은 불빛에 마음을 기대어
오늘도 천천히, 연기처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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