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인생이 우울일 때

나의 발자취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기나긴 궤적으로 남았을 때


나는 한 자리에 멈추어 서서

긴 한숨을 들이쉰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은 아니다

깊은 숨과 함께 털어 내고자 하는 애착


너의 다정한 속삭임에

가랑비처럼

나의 가슴은 젖어들고


덫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나의 몸

나의 마음


긴 하루는 구름 낀 하늘로 채색되어

네 생각으로 가득히 채워지고


인생이 다시 우울일 때

멀리 돌아 와 되돌아보게 되는

부끄럽게 찍힌 난잡한 발자국


나는 다시 멈추어 서서

길게 늘어진 내 그림자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