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자란 키로, 다림질 하는 나의 여동생
보며, 나는 고집없는 이 착실한 아기가 곧 커서
낡은 소설 속에 처량한 여공이 될 운명은 아닐까 걱정한다.
차가운 동녘빛 날, 안개 낀 부두에서 반항 없이 오늘도
하루를 지우려고 저벅 저벅 공장으로 가는 어머니가 될까봐..
그만, 잘 펴진 옷감 위에 옅은 울분이 차오른다.
꽃버선을 내던져 해집어 놓고 싶은 심정이다.
봐라 동생, 너를 위해 모아서 샀다.
이제 씩씩하게 놀렴.
하고서. 하니,
오빠의 짧은 사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다림질 하는 작은 등의 숨죽인 반복이 계속된다.
이 저녁에 속걱정을 하는 내가 싫다. 그래
동생아, 그래, 구김살 없는 인생을 살아라,
그것이 꼭 정진인 것만 같이 정진인 듯 걷거라.
달의 걸음이 달력인 것처럼 나이를 세어가고,
또 그것을 슬퍼할 겨를 없이.
가벼운 나무 그릇처럼 마르고 검게
파문 없이,
밤강물에 조용한 수영을 쳐라.
아플새도, 웃을새도 없도록.
밤새처럼 검게.
다림질 하는 등 그 드러난
너의 소리없이 움직이는 뼈,
그 작은 날개 짓으로.
주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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