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은 볍씨를 달은 줄기가 되고

오른쪽 귀퉁이 한마지기 나의 밭에

샛노란 벼가 이토록 무성한 것은 

다만 나의 의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상처는 씻기는데

아픔의 계절은 더욱더 선명하구나

비좁은 나의 마음 한구석에도 

노랗게 질린 슬픔 담은 얼굴들


벼를 베어 텅빈 밭은 계절을 부르고

공허한 마음은 다시 몸을 움직이게 한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 벼를 심는다

모순을 기른다

온전히 가득찬 마음으로

또 한번의 아픔을 느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