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사랑 혐오자
김민형은 2003년 6월 23일 새벽 4시 52분
서울특별시 강북구 우이동에서 태어났다.
그의 출생은 남들과는 달랐으리라.
터져나온 양수가 적셔 어두워진 노랑 장판.
그위에 내던져졌다.
준비된 주방가위로 탯줄은 끊어지고.
태어난지 3시간.
그는 어미와의 관계조차도 끊겼다.
교회의 베이비 박스.
그곳이 김민형이 알 수 있는 유일한 고향으로 남았다.
그의 삶은 단절의 연속이었다.
보육원에서도 그의 흉측한 얼굴은 기피대상이엇다.
기형으로 태어난 구순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흉하게 찢어진 입술은 관계도 찢어버렸다.
그는 외로웠다.
엇나갈수도 없었다.
뭉툭한 턱, 한쪽으로 치우친 코. 작은 눈은
구순열을 제외해도 엄청난 감점 대상이었다.
그뿐인가? 남들은 점점 하늘과 가까워지는 마당에 그는 땅에게 잡아당겨지는듯 했다.
평생 땅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처럼.
왜소하고 추한 외모는
학창시절을 괴로움의 파나로마로 만들기엔
넘칠지경이었다.
짓밟히고, 혐오당하고, 기피당하는
그의 삶은 처량했지만. 동정받기엔 가치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살고자 했다.
2일간 방치된 베이비박스에서도 살아남은
질긴 생명력은 오히려 그의 삶을 더 괴롭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내면은 나날이 꼬이고 꼬여갔지만 알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어른이 되었다.
필사의 노력이 빛을 본걸까?
그는 나름 명문이라 불리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꿈을 꾸었고, 주제에 맞지 않는 희망을 소망하기도 하였다.
첫 수업. 그건 하잘것없이 깨져버렸다.
교수가 출석을 부르며 쳐다보았을때.
그를 바라본 모든 시선을 알 수 있었다.
혐오, 기피, 약간의 동정.
그래.
커피를 타듯이
프림둘, 설탕 둘, 커피 셋.
그는 대학생활도 알것 같았다.
-
2학년이 되던해.
그는 구순열을 고쳤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그는 추함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2303만 7287원.
추함을 평범의 계위로 끌어올렸다.
이젠 달라질거다!
그는 그렇게 처음 대학축제에 참여했다.
처음보는 축제의 풍경과 분위기,
들뜬 마음과 약간의 술은 그를 돈키호테로 만들었다.
혼자 공연을 보는 여성.
얼굴에 글리터를 바른 금발의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아름다웠다.
아니 그런말로 표현은 불가했다.
나름 이성적이라 자신했던 그는
계속 가는 시선을,
두근거리는 심장과 움찔거리는 몸을 주체하지도 못한 채 홀리듯 그녀곁으로 갔다.
그리고 함께 공연을 보고.
함께 푸드트럭에서 음식도 먹었다.
대학을 오고 단념했던 이상을 펼친다.
그녀와 함께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
밥을 먹고 출근하기전 잠든 아기를 한번 바라보고. 다시돌아와 그녀와 밥을 먹는 그런 삶을 말이다.
헤어지고. 그는 반지하방에 돌아와 물어본다.
디X인래프트, 일X워스트.
익명성이라는 가면은 그를 커뮤니티에 의존시키곤 했다.
혼자서 이겨내기 어려운 고민, 생각.
그들은 그의 아군이었고 동지였다.
그는 고민을 내뱉었다.
하염없이.
모레.
그는 스토커가 되었다.
그가 내뱉은 고민과 여태 썼던 글들은
그를 특정하기엔 충분했고.
당사자에게 그런 내용이 닿기엔 얼마걸리지 않았다.
그는 합의금을 내고 쫒기듯 대학을 나왔다.
막막했다.
친구라 믿었던 커뮤니티에서 배신당하자
그는 공허해졌다.
그런 공허함을 품고 괴로워하길 30분째.
인간관계 자체가 없던 그는 다시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그 뒤로는 유사한 삶의 나열이었다.
공사판을 끝내고 편의점에서 좋X데이 두병, 던X 1미리 2갑 그리고 집에 돌아와 밥을 먹으며 인간관계를 쌓고 술에 취해 잠든다.
그러길 297일.
그는 외로워졌다.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에게도 욕구란 존재했기에
창관에 들렀다.
그는 잠시 행복했다.
그 뒤론 파죽지세였다.
새로운 관계로 얻을 상처도.
짊어져야 할 부모도.
가질 희망도 전부 포기했기에
그는 봉투안에 담긴 금붕어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
그는 이제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되었다.
괴로운 삶을 살았음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음에도.
그의 곁에 남은건 약봉투와 고지서 우편.
그리고 고장나 버린채 먼지만 가득낀 선풍기만이 추모객으로 초대되었다.
덜덜 떨리는 손. 닫지 못하는 입. 멀어져가는 눈은 무엇에 닿고자 하였을까.
천장을 향해 손을 뻗던 그는
마저 뻗지도 못한채 마지막 삶을 내뱉었다.
-
그가 죽은지 2주하고도 반,
17일만에 그는 발견되었다.
썩은 부폐물의 냄새와 밀린 월세로 인해 찾아온 집주인이 그 첫번째 목격자였다.
어쩌면 집주인이 가장 큰 피해자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죽으면서 폐를 끼친 김씨를 향해 약간의 동정을 표하곤 집주인은 신고했다.
곧 찾아온 사람들이 수습해주겠지.
그렇게 김씨는 죽었다.
베이비박스...ㅠ - dc App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잘 읽었습니다 희망회로를 돌리는 결말이 아니라 절망 끝에 죽는 결말이라서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