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저는 유령입니다.

적어도 두 달 뒤에는 유령이 될 사람입니다.

이 거대한 공장, 쇠와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이곳에서 저 홀로 유통기한이 매겨진 부품처럼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땀 흘려 일하는 저를 보며 '열심히 산다'고 하지만, 그들은 모릅니다.

저의 '열심'은 시한부라는 것을.


올해가 끝나는 자정, 모두가 새해를 외칠 때 저는 차가운 철문 밖으로 밀려날 것입니다.

선배님, 사람들은 그것을 '계약 종료'라는 세련된 말로 부르더군요.
하지만 제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저를 미치게 하는 것은 멈춘다는 사실보다, 다른 모든 것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가끔은 친한 친구에게, 동생들에게, 형들에게 안부를 물을 때면 취업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선배님, 저는 웃으며 '축하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순간, 다른 한편으로는 끔찍한 불안과 부러움이 저를 좀먹습니다.

선배님, 저의 이 불안감은 정체가 없습니다.

그것은 그저, 멈추지 않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유일하게 멈춰야 하는 자의 공포입니다.


나이는 저를 조이고, 세상은 저를 앞질러 달려갑니다.

선배님, 부디 저의 시간을 연장해 주십시오.

제발 저도, 저들처럼, 내일도 이 기계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