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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

새 떼를 쓸다

찬물에 종아리를 씻는 소리처럼 새 떼가 날아오른다

새 떼의 종아리에 능선이 걸려 있다
새 떼의 종아리에 찔레꽃이 피어 있다

새 떼가 내 몸을 통과할 때까지

구름은 살냄새를 흘린다
그것도 지나가는 새 떼의 일이라고 믿으니

구름이 내려와 골짜기의 물을 마신다

나는 떨어진 세 떼를 쓸었다




김수환

당신은 없고

월요일이 나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수요일이 나를 모른다고 말한다 당신은 없고 금요일이 나더러 뭐하는 사람이냐고 한다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모두가 내게는 일요일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없고

자꾸들 그리 말하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김 언

정체성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 선수가 있다
자정에도 결혼하는 남자가 있다
중세에도 공항이 있으며
기억에는 한계가 없다
올라갈 수 없는 계단이 있으며
시간이 무한정 들어가는 노래가 있다
뒤엉킨 손과 팔다리가 있다
내 경력의 대부분은 거기서 쌓았으며
고래와 관련된 일은 아니다
그는 물고기가 아니니까
밀가루도 아니니까
붕어빵의 깊은 고민이 거기 있다 그게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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