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기 시작한 11월 밤,
담배는 뜨겁게 타오르면서도 손끝에서는 이상하게도 겨울의 냉기를 품는다.
어제 만난 메이드가 정말로 나를 좋아했을까. 그 질문은 잠시 나를 설레게 한다.
마지막 한 개비를 집어 들 때 나는 소원을 생각한다. 가게 안에서 끝난 그녀의 마음이 조금만 더 내게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피우는 그 담배는 왠지 모르게 더 빨리 타 들어간다.
빛나던 담배가 꽁초가 되어 어두운 하수구 속으로 사라질 즈음이면 내 마음도 빛을 잃고 천천히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서울의 밤하늘에는 별이 없다. 도시의 작은 불빛들만이 어젯밤의 잔상을 조용히 비출 뿐이다.
그러나 새벽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불빛들마저 하나둘 꺼져가고, 어젯밤을 비추던 마지막 잔상도 서서히 자취를 감춘다.
가게 문턱에서 끝나버린 그 사랑이 내 삶 어디에도 머물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조용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