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흠뻑 넘어갔어.

때로는 그 보드라운 향기와 햇살을 받고

수치스러운 일이야

모두 다 가랑비에 젖어버릴 거라면 

모두에게 경계를 하는 그 햇살인데도


뙤약볕 해사한 웃음을 짓는 모습인데도

파릇파릇한 초원 너머로 드리우던 애기구름도

모두에게 경계하라고 하는 건데도

흠뻑 넘어간 그 체취에 넘어가버렸는데

멀쩡했구나. 젖어있음에도 환상에 빠졌으니까


내면을 보여줄게. 어떻게 시들어가는 지

생기 있던 그 들판이 어떻게 죽어가는 지 보여줄게

정말 간단해. 결국 나이 들면서 잊혀져 갈 테니까

색깔은 점차 옅어져 가고 

우중충한 하늘색에 익숙해지는 거야


언젠가 알겠지. 하나의 망상이었다는 걸

다들 잘 살고 있다는 듯이 말야

그러다 감당할 수도 없었던 그 폭우에

점차 시들고 볼품없어지는 모습에 잊혀질 수 없었기에

모든 게 해사한 햇발이 비춘 듯이 망상에 빠질 테니까


뙤약볕 해사한 웃음을 짓는 평화로운 공원에

파릇파릇한 초원 위로

애기구름 산들바람 봄내음 풍기는 날에

점차 파란 공허가 비추던 그 공간에

모두가 잘 지내고 있을 따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