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녀석을 떠나보내며
자라 세 마리가 어항에서 빠져 나오고 싶어하는데
이걸 보고만 있자니 해방과 자유를 주고 싶은
마음이 치솟는다
먹이를 주고 깨끗한 물과 부레옥잠도 동원하여
자라 습지를 만들어 봤지만
자라는 도통 만족을 모른다 탈출구만 찾을 뿐
너른 강이나 졸졸 흐르는 시내라도
방생함이 옳은데
자라를 쥐고 있는 건 애완 자라 그들의 운명이 아닌
내 애착인 것만 같았다
놓아주자 내려보내자, 숨 막히는 어항보다야
천적도 있을 법한 한강이 낫지 않을까
가서 죽은 물고기 사체를 주식으로 먹는 편이
훨씬 좋아보였다
집 앞 실개천에 기꺼이 놓아 주려는데
영물 같은 한 녀석이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물장구치면서 멀리 가라 보내는데
안 가고 버틴다
그대로 내 마음을 한 움큼 뽑아 내서
그 자라에게 품어 주었다
천수경과 반야심경까지 읊어주었다
헤어짐은 떠남이 아니라
더 깊은 골로 파고듦이었을까
떠나기는 커녕
물가로 다가와 작은 바위틈으로 숨더라
꿈에서 나오려거든
반인반수 자라 인간으로 나와주렴
살아온 이야기 담소 한 번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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