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 나이를 두 살, 세 살 먹어감에 있어
우리의 차가운 마음에도 봄이 올까요?
순수했던 학생 시절처럼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우리 마음에 봄이 없는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그 누구도 봄을 싫어하지만은 않을 텐데
봄은 어째서 오지 않을까요?
하룻밤을 자면 오는 걸까요?
열 밤을 자면 오는 걸까요?
봄이라는 게 정말 있는 것일까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저물어가는 봄은
저물어감이 있기에 참으로 아름다운 것인데,
저물어져 가는 사람들은
어째서 추하다고 손가락질받는 것인지
참으로도 슬플 수 없습니다.
너무 슬퍼 구슬피 추모를 합니다.
저물어져 간 사람들에게,
저물어져 가기만 하고 피지 못한 내 청춘에,
알 수 없는 청춘의 까닭에.
우리의 봄도 언젠가 올지 모릅니다.
우리의 봄은 올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참으로 작고 따스한 위로가 됩니다.
사실 우리도 압니다.
봄은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것임을.
단지 가난한 영혼과 굶주린 내 마음이
따스한 봄바람보다는
차스운 겨울의 온도를 더 선호할 뿐이란 걸,
포근한 햇빛보다는
안락한 어둠이 좋을 뿐이란 걸
우리도 우리 스스로 압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담배 한 개비로 청춘을 지워나가면서도
우리는 스스로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우리 스스로 아는 까닭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불꽃의 가장 뜨거운 부분은 겨울의 청록이요 겨울철 동상은 불타는 고통인데 어찌 봄이 없다 하십니까.
밤하늘 올려다 본 빛은 환하기만 한데 낮이라 그런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