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638>

죽은 자와 갇힌 자

사방의 포석대로 흑백의 꽃이 피어난다
한집 싸움, 혹은 반집 싸움
나무판 위에 수놓은 내 인생을 거꾸로 헤아려가며
쉴새없이 이어지는 흑백 건반의 노랫소리가 꿈을 두드릴 때

때 이른 꽃,
홀로써 고귀하다
물을 적셔야만 하는 몸
어젯밤에 눈이 온 것을
꽃으로 향한 발자국에서 알아봤던 걸

인생의 끝에는 항상 죽음이 마렵다
인근 화장실에서 소변을 줄줄 눌 때
나는 이생이 영원한 줄 알았다
스쳐 지나가는 초등학교 시절,
시간이 우리를 옭아맸다던 그 계절에서 방황했던 뜨내기

눈감고 사무치는 기억들
나는 남에게 준 상처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부끄러운 기억을 들춰내자
백 원짜리 동전이 가득했다
가물에 콩 나듯 기억속 깊숙히 존재하는 오백 원짜리

나는 누구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이었을까
내 기억 속에 모신 친구들은 방랑 그리고 방황
자신의 인생을 수차례 찾아가는 모험가에겐 지도가 없다
피어난 한줄기 꽃이 노란 석양에 고개를 숙이듯,

눈물에 젖어 슬픈 푸른색,
그대로인 너에게로 향한 나의 바다, 파도가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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