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과 실기생은 아닌데 상황 조건 보고 적었습니다.. 1시간 50분정도 걸렸습니다. 분량은 1600자입니다
아래의 상황을 넣어서 짧은 소설이나 짧은 희곡을 쓰시오
전지적 3인칭 시점
과거형 시제
상황1. 주인공은 자신이 독심술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리를 걸으며 마주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다.
상황2.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가서 누군가와 만난다. 대화는 부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자꾸만 어긋난다.
상황3. 헤어질 때 상대가 의외의 말을 건넨다.
범석은 여느 때와 같이 길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의 여러모로 특이한 천성이 황당한 능력과 합세하니, 결과적으로 범석은 산책을 즐기게 됐다. 그는 언제나 밤에 걷는다. 왜냐하면 그의 외적인 요소는 타인에게 딱히 좋은 감상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모르는 사람에게 못생겼다고 욕을 먹으면 기분이 무척 나빠지기 마련이다.
어쨌든 남의 정신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쾌감은 그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줬다. 회사원을 보고 남학생을 본다. 그러고는 주변을 더 둘러본다. 자신에게 건네는 하소연, 연인과의 관계, 딸아이의 성장, 게임에서의 분노. 여러 요소들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는다. 그만! 이런 건 전혀 쓸모가 없었다. 그가 의식적으로 생각을 멈췄다. 범석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정보가 따로 있을 터였다. 또래 여자아이의 사생활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가 정신을 집중한다.
"분명 근처에 있을 거야... 여학생이 생각할만한 단어를 찾아내." 그의 미간이 좁혀진다. 단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셀카'. 셀카? 여고생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단어가 아니던가! 범석이 그곳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관음을 위하여!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니 여고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가 한숨을 내쉰다. 터덜터덜... 뒤뚱뒤뚱.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그때 누군가 범석의 어깨를 툭툭 친다.
"어머! 범석이 아니니? 오랜만이다~" 그녀는 범석이 부모님의 친구였다.
"아... 네." 그가 짧게 답했다.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는 언제나 불편했다.
"많이 컸네~ 늠름해졌어." 그녀가 히죽대며 말했다.
'얘는 지 애미랑 똑같이 못생겼네. 이게 코야?'
범석이 고개를 숙였다. 매번 이런 식이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에 대응되는 적당한 움직임을 보이길 원한다. 대다수는 타인의 속내를 읽어내지 못하기에, 이 지점에서 불화나 조소가 발생했다.
그러나 범석이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고개를 숙이면 무엇이든 해결된다는 것. 인간의 권위를 내려놓고 타인에게 순응하는 일. 범석은 남들에게 그런 존재였다. 그가 무어라 말한다면, 모두 눈살을 찌뿌린다. 보잘것없는 몸뚱아리에 비대한 자아가 달라붙었다고 여겨지는 존재.
"이것도 인연인데, 범석이. 나랑 셀카나 찍을까? 여기 야경이 좋아. 부모님한테 보내줄게." 그녀가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그가 어설프게 입꼬리를 올렸다.
"잘 찍혔네. 나중에 또 봐~" 그녀가 손을 흔들었다.
'얘는 웃을 줄 모르나. 버릇이 없네.' 고개 숙이기가 잘 먹히지 않는 인간도 있다. 그의 감정이 가슴 밑바닥까지 축 내려앉는다. 생각을 그만 읽고 싶었다.
이제 정말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저녁 공기가 차가웠다. 사람들의 윤곽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마라... 탕'. 범석이가 흠칫 놀란다. 마라탕? 마지막, 정말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이 생겼다. 마라탕은 분명 여고생이다.
생각을 따라 길을 계속 걷다보니 한 건물에 도착했다. 카페 같았다. 목이 마르던 참이었다. 커피는 싫지만 달콤한 주스는 팔겠지. 불은 약하게 켜져 있었다. 분명 이 안에서 생각이 들려왔다.
짤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몸이 또 축 쳐졌다. 한 남자가 뒤쪽 탕비실의 문을 열고 나왔다. 갈색 앞치마를 맨 남자였다. 바리스타인가?
"...안녕하세요?" 그가 말했다.
"음... 네." 범석은 남자의 앞치마가 조금 작다고 여겼다. 남자가 범석을 빤히 바라봤다.
"주문하실 거 있으세요?"
"아뇨... 건물을 잘못 찾았네요."
"그냥 오세요." 그가 범석의 팔을 잡았다.
"네?"
"아시잖아요." 그가 무표정하게 말했다. 범석은 잠시 황당해졌다. 그의 생각을 읽기 어려웠다.
"뭘... 뭐요?"
남자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아... 죄송합니다. 요즘 정신이 오락가락해서요." 그의 말에 범석이 멋쩍게 웃었다. 이후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켰다.
이후 벨이 울렸다. 아이스티였다. 달콤한 음료를 보고 잠시 기분이 좋아졌던 범석은 이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저... 이거 아니고..."
"예? 아이스티... 아."
'뭐지?' 범석이 생각했다. 그가 속으로 노래를 불렀다. '동해물과'
남성이 잠시 벙쪘다.
'아악!' 이때 뒤쪽에서 여성의 생각이 들렸다. 둘 모두 탕비실을 쳐다봤다. 서로가 서로를 응시했다. 광막한 침묵만이 카페 안을 가득 메웠다. 남자가 그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들었다. 범석이 그의 손아귀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휴대폰을 들고 번호를 눌렀다.
그렇게 경찰이 도착했다. 그녀는 남자에게 험한 일을 당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스무 살 쯤 되어보이는 여성이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 정말... 정말 감사해요." 그녀가 범석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 다음에 또 뵐 수 있을까요?"
'... 다음에 또 뵐 수 있을까요?'
그가 환하게 미소지었다.
재능없는듯 접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