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 미화원
쓸고 닦아 스스로 아름다운 어느 절름발이 미화원
꽁꽁 얼어 닦이지 않는 뱉어진 침도 끌로 밀어 떼낸다
여기는 한 겨울 서울 중심부 영등포 백화점 외곽 모퉁이
찬 바람 맞으며 감독관을 피해 쭈구려 앉았다
절름발이 시인은 절름발이 미화원이 되자마자
기쁨의 성배를 만끽하기도 전에
무릎 뒷쪽 오금이 저리고 퉁퉁 붓는다
가장 낮은 자리라 여기고 뛰어든 청소부 자리엔
이들끼리 이미 서로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자존하고 있었고
소장이든 여느 직원이든 배운 것 없는 동료들께
김씨 선생님 이씨 선생님 한껏 치켜세운다
가장 어린 불혹이 다 된 신입 미화원인
내 호칭조차도 선생님이란다
여긴 절름발이가 있을 곳이 못되었다
나의 오금 부종은 고작 만보 이만보에도 부어오르고
닷새가 되는 오늘의 고비를 넘긴다면
이틀의 충전시간이 혹여나 나를 낫게 할까
부어오른 부종만큼
선생님이란 아상만 자꾸 쌓여간다
정규직도 아닌 계약직인데 하늘도 무심하시다
내게 허용되지 않는 사치스런 직업을 주셨으니 말이다
아아 절름발이는 본래 하늘로 가는 자전거 배달부
아아 절름발이는 원래 십바리 트럭 안 까대기 일용직
이것이 진정 내게 어울리는 월 백 짜리 참 모습은 아닐까
부어오른 부종도 치켜 세워진 선생님도
모두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다
다만 나라는 그물망에 우연히 걸려든
걸리적 거리는 바람인 것이지
그저 다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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